퇴근 후에 운동 겸 밤산책을 즐겨하고는 했습니다.
어둠이 내려앉아 있어서 옷차림을 크게 신경 쓰지 않고 걸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서 좋았습니다. 귀에는 이어폰을 끼고 익숙한 플레이 리스트를 들으며 열심히 걷다 보면 하루 동안에 쌓인 스트레스도 날아가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그러다 문득, 낮에도 산책하고 싶다는 욕구가 강하게 들었습니다. 물론 낮에도 직장생활 하느라 외출은 하지만 그마저도 건물 안에서 지내는 시간이 길어서 따사로운 햇빛을 오롯이 받으며 걷고 싶었습니다. 방법이 없을까 생각했지만 주중엔 도저히 불가능했습니다.
주말, 역시 부지런할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주중에 시간이 안되면 주말에라도 낮에 산책을 하리라 마음 먹었습니다. 토요일은 집에서 뒹굴거리며 자유를 만끽했다면 일요일이라도 실천해보자고 마음먹었습니다. 느지막이 일어나서 아침 겸 점심을 먹고 오후 3시에 밖으로 나가보았습니다. 어차피 일요일은 저녁이 다가올수록 다음날 출근해야 한다는 압박이 심해져서 별로 유쾌하지도 않을게 뻔했기에 일요일낮 오후 3시에 맞춰서 나갈 채비를 하는 게 기분 전환이 되었습니다.
어디를 걸을까?
운동화를 신고 편한 차림으로 일단 집 밖을 나서고보니 산책 코스를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일단 밤에 산책하던 동일한 코스를 걸어가기 시작했습니다. 밤산책 하면서 익숙하게 걷던 길임에도 불구하고 산책로의 낮의 모습과 밤의 모습이 정말 다르게 느껴졌습니다. 같은 장소가 맞나 싶을 정도입니다. 햇빛이 비춰주고 사람들과 자동차들의 북적임이 더해지니 완전히 낯선 장소에 온 것만 같았습니다. 익숙한 곳에서 느껴지는 낯설음이 기분 좋은 자극이 되어주었습니다.
따사로운 햇빛의 고마움
낮 산책의 또 하나 좋은 점은 바로 햇빛을 온몸으로 받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시간 맞춰서 촉박하게 걷는 이동이 아니라 햇빛을 오롯이 받으며 내가 원하는 보폭과 빠르기로 내가 원하는 코스를 걷는 그 희열은 경험해본 사람만이 알 수 있는 소소한 행복이라고 생각합니다. 햇빛을 받고 싶어서 일부러 모자도 쓰지 않고 나가봤습니다. 물론 자외선 차단제는 꼼꼼하게 바르고 마스크도 꼈습니다. 얼마전 코로나로 인한 마스크 의무 착용이 대부분 해제되었지만, 미세먼지 및 황사로 인해서 아직도 저에게는 마스크 착용이 필수인 상황입니다. 아침저녁으로 비염 증세가 심해지는 상황이라서 마스크 없이 외출하는 것은 당분간 무리일 듯합니다.
벌써 벚꽃들이 예쁘게 피어 있어서 특별한 곳에 가지 않더라도 기분 좋은 산책을 경험하게 됩니다. 벚꽃으로 유명한 곳에서는 벚꽃 축제도 한창이라고 합니다. 서울 여의도 윤중로 벚꽃 축제, 진해 군항제, 제주 전농로 왕벚꽃 축제 등등 이맘때쯤에는 여행 가서도 산책하기 참 좋은 때라고 생각합니다. 그러고 보니 제주도의 한담 해안 산책로가 유명하다가 들은 적이 있는데 언제 한 번 다녀와야겠습니다. 생각만 해도 좋은 제주도입니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하염없이 걷다 보니 두 시간 넘게 걸어 다녔습니다. 왼쪽 손목에 차고 있던 갤럭시 워치가 일일 목표 달성했다고 진동으로 알려줍니다. 벌써 시간이 이렇게나 흘렀습니다. 평소에는 일부러 걷더라도 목표달성이 쉽지 않았는데 일요일 오후 3시에 하는 산책이라.. 앞으로 저의 주말 패턴이 될 것만 같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주인과 함께 나온 강아지의 산책도 마주하게 됩니다. 어찌나 귀여운지.. 밤산책에서도 귀여운 강아지들의 모습은 종종 보이지만 낮에 보는 강아지들은 유독 더 활기차 보이는 것 같습니다. 저도 밤산책과 낮산책의 기분이 이렇게나 다른데 강아지들도 낮에는 더 텐션이 올라가는가 봅니다.
시간적 여유가 되신다면 낮에 산책을 해보시기 바랍니다. 평소에 비타민D 영양제를 섭취하고 있지만, 햇빛을 받으며 산책 다녀오니 기분 전환도 되고 에너지가 업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여러분들도 이런 좋은 기분 느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주말 마무리 잘하시길 바랍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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